대형건설사 10곳 중 4곳이 고용노동부로터 전국 시공 현장 감독을 받게 됐다. 고용부가 사망사고 5건 이상 건설사에 대해 감독에 나선다는 경고도 무색한 상황이다. 우려는 앞으로 건설사의 사고 감축을 낙관할 수 없어 감독 대상 건설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달부터 내달까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해 감독을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시공능력순위는 각각 2위, 3위다.
이번 감독은 고용부의 사망사고 다발 건설사 전국 현장 감독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방침은 작년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5건 이상 사망사고를 낸 건설사에 대해 감독을 한다는 게 골자다. 건설사 사고가 줄지 않아 고용부가 마련한 특단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6건, 5건 근로사 사망사고를 냈다.
고용부의 이 방침 전 전국 시공 현장 감독을 처음 받은 건설사는 디엘이앤씨다. 시공순위 3위인 디엘이앤씨는 7건의 근로사 사망사고를 냈다.
우려는 고용부의 방침이 지난달 22일 수립되고 일반에 공개됐다는 점이다. 고용부가 시공순위 8위인 롯데건설에 대해 방침을 적용해 감독한다는 사실을 공개한 지 한 달도 안돼 이날 대상 건설사가 2곳이나 늘었다. 게다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고용부의 방침이 공개된 후 각각 1건 사고를 냈다. 이는 고용부의 감독 경고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더 큰 우려는 건설업 사망사고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284건 발생했다. 이 중 건설업에서 일어난 비중이 51.1%로 절반을 넘었다. 7~8월에도 사고 증가세가 뚜렷했다고 알려졌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대형 건설사의 반복적인 사망사고는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실효성있게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기업은 안전문화와 관행까지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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