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0년과 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3일(현지 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IOC 집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내년 7월 파리 하계올림픽 직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2030년·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선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IOC는 다음 달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파리에서 집행위원회를 개최, 2030·2034 동계 올림픽 유치 후보지를 심사해 각 대회의 단수 후보를 추린 뒤 최종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IOC는 2017년에도 2024·2028 하계 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발표한 적이 있다. 개최지 동시 선정은 처음 있던 일로 거액을 들여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없었기에 IOC가 내놓은 고육책이었다. 2024년 개최를 두고 맞붙었던 프랑스 파리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가 사이좋게 차례로 여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이번 동계 올림픽 개최지 동시 결정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IOC는 설명했다. 최근 IOC 집행위원회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빙하와 만년설이 빠르게 녹자 설원을 주요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동계 올림픽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현재 동계 올림픽 때 필요한 11개 경기장 중 최소 9곳을 확보한 나라(국가올림픽위원회)는 15개에 불과하다. 이 중 최근 동계 올림픽을 개최했거나 앞으로 개최 의향을 보인 나라가 10개다. 동계 올림픽을 치를 만한 나라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바흐 위원장은 ”2040년께면 15개 나라(국가올림픽위원회) 중 2개 나라는 2월에 열리는 동계 올림픽 필요 조건을 충족할 수 없으며, 5개 나라는 3월에 벌어질 패럴림픽 개최 필요 조건을 채울 수 없어 결국 동계 올림픽 개최 후보군이 10개 나라 정도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동계 올림픽을 안정적으로 계속 개최하려면 2030·2034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게 IOC의 논리다.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가 2030년 대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으며,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는 2028년에 자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점을 고려해 2034년 동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유력 후보 중 하나였던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뇌물 스캔들의 여파로 2034년 이후 개최로 급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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