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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 답변 불가'에 '뤽 베송 지각'까지…부국제 비하인드 [정지은의 무비이슈다]


정지은 영화 기자와 함께 영화 이슈에 관한 수다를 나눕니다. '무비이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김규빈 기자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했다. 사상 최초로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이 공석이며 예산마저 축소된 상황 속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참석해 생생한 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시각으로 본 일화들을 공개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김규빈 기자


◇주윤발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까지 등판했지만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쟁쟁한 국내 게스트들과 더불어 영향력 있는 해외 게스트들이 다수 참여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 이와이 슌지 감독을 비롯해 아름다움의 아이콘인 배우 판빙빙,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배우 주윤발 또한 모습을 내비쳤다. 그중에서도 주윤발의 경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에어드롭으로 실시간 공유하는 등의 유쾌한 일화가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한 게스트들에 비해 그들을 위한 특별 섹션은 부족하다는 평이다. 그중에서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경우가 아쉽다. 친필이 담긴 특별 굿즈까지 제작해 판매하며 그가 올해 메인 게스트임을 전면적으로 자랑했으나 정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기자회견과 '괴물' GV 이외에는 따로 특별한 행사가 마련되지 않았다. 마스터 클래스, 혹은 컬래버 대담을 통해 거장들의 자리를 만든 과거 부산국제영화제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김규빈 기자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작 '아무도 모른다'에 출연하며 칸 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은 야기라 유야를 비롯해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출연했던 히로세 스즈까지, 그의 작품 세계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와의 접점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중심으로 한 섹션이 있었다면 관객들이 즐길 거리가 더 많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김규빈 기자


◇헐리우드 파업 부국제까지 불똥…스티븐 연, 작품명도 언급 불가? = 섭외에 있어 공을 들였다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특별전은 훌륭했으나 라인업에 비해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진행된 헐리우드 배우 방송인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특별전에 어렵게 참석한 정이삭 감독과 배우 존 조, 저스틴 전, 스티븐 연은 자신이 출연한 해외 작품들의 홍보 행사, 시상식에 참여도 할 수 없을뿐더러 언급조차 할 수 없었다.

특히 올해 에미상 총 11개 부문 13개 후보로 오른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의 주연 배우 스티븐 연을 향한 관심이 쏟아졌지만 정작 행사에 앞서 진행을 맡은 프로그래머는 전작을 언급할 수 없으니 관련 질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할리우드에서 자리매김한 코리안 아메리칸 배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특별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현재 입지에 대한 질문을 하지 못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김규빈 기자


◇ 거장은 지각해도 OK? 뤽 베송 태도 논란 = 신작 '도그맨'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뤽 베송 감독은 15분 늦게 '도그맨' 기자 회견에 참석하며 부정적인 태도로 빈축을 샀다. 늦게 입장하면서도 서두르는 모습은 없었으며 기자회견 초반부 이뤄진 포토타임에도 사진 기자들의 포즈 요청을 철저히 무시했다.

더불어 포토타임이 끝나자마자 "이제 영화 이야기를 해볼까요?"라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 기자들을 무색하게 만들며 싸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뤽 베송 감독의 이런 행동들 때문일까, 다른 거장들의 대비된 태도가 빛났다. 이와이 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내한 행사에 충실히 참여하며 거장으로서의 품위를 보였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김규빈 기자


◇ 예산 축소와 성추문 사건까지...시작부터 얼룩졌지만 견뎌냈다 = 이토록 여러모로 잡음 많은 축제였음에도 인상 깊은 부분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켜내려는 이들이 최선을 다해 견뎌냈다는 점이다. 주요 결정권자들을 즉시 대체했고 레드 카펫 행사에서는 배우 송강호를 호스트로 내세우며 영화제를 맞이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송강호와 주윤발이 인사를 나누는 진풍경을 만들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진행형인 '집행위원장 성 추문 사건'에 대해서는 지난 개막 기자회견에서도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이 언급했듯 공정한 조사를 의뢰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전히 '부국제 사태'를 마무리하길 바라는 시선들이 도처에 깔려 있는 만큼, 폐막 이후에도 부산국제영화제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직 부국제도, 그들의 노력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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