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요금 인상 기조가 뚜렷해진 가운데 토종 OTT들은 구독료 인하 프로모션으로 구독자를 확대하기 위해 분주하다. 수익성 개선 압박 속 시장점유율 확대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토종 OTT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연간 이용권 최대 31% 특별 할인 이벤트를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이번 이벤트는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되며, 신규·기존 고객 모두에게 적용된다. 베이직 요금제의 경우 연간 6만 60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프리미엄 이용권의 경우 정가 대비 31.6% 할인된 연간 11만 4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웨이브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 오픈을 기념하는 이용권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연간 프리미엄 이용권의 경우 33% 할인된 11만 15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4인 이용 시 한 달에 2323원 수준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의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시 1년에 20만 4000원이 드는 것을 생각한다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최근 생긴 신조어인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의 흐름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는 미국 내에서 구독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애플tv+ 또한 구독료 인상 계획을 알렸다. 1년 새 무광고 요금제의 최저가는 평균 25% 올랐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글로벌 OTT들 모두 적자 상태였는데, 넷플릭스 또한 수익성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디스커버리플러스 등은 가격을 올렸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도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며 무광고요금제의 가격을 사실상 인상했다.
토종 OTT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고객들은 이미 할인 요금에 익숙해진 상태다. 또 제작비 차이만큼 콘텐츠의 질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우선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 두는 것이 향후에 있을 수 있는 요금 인상 시에도 더 낫다는 판단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광고요금제 도입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7일 부산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토종 OTT들은 광고요금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광고요금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제”라며 “계획을 보고드릴 자리가 조만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허승 왓챠 이사도 “검토는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 대표는 CJ ENM의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광고 모델 도입 후에도 가입자 이탈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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