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입이 2억6000만 달러(약 3523억원)로 축구 선수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러 이란을 찾았다가 태형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성 팬과 포옹한 행위가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이란에서는 ‘간통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보도가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자 이란 당국은 “가짜 뉴스”라며 일축했다.
호날두는 지난달 18~19일 이란 프로축구리그 명문팀 페르세폴리스와의 AFC 조별리그를 치르기 위해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신체 일부가 마비돼 발로 그림을 그리는 여성화가 파티마 하마미를 만났다. 파티마는 호날두 팬이라며 직접 그린 호날두의 초상화를 선물했다. 호날두는 감사의 의미로 파티마와 포옹하고 머리에 입맞춤했다. 이 장면은 호날두가 소속된 알나스르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도 공개됐다.
이후 이란 언론들은 호날두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란에서는 미혼인 이성과의 신체 접촉을 간통 행위로 간주하는데, 이 장면을 본 이란의 변호사들이 호날두를 고발했다는 것이다. 이란 언론을 인용한 미국 뉴욕포스트, 스페인 마르카 등은 이란의 사법 제도에 따라 호날두가 태형 99대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사자가 반성의 뜻을 보인다면 판사가 선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CNN 브라질 등 일부 외신은 이미 이란의 사법당국이 호날두에게 채찍 100대 형벌을 판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호날두가 다시 이란에 입국할 때 형이 집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호날두 처벌 소식이 확산되자 이란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스페인 주재 이란 대사관은 13일(현지시각) 공식 SNS에 “우리는 이란을 방문한 어떤 외국 선수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호날두는 이틀간 이란을 방문해 국민과 정부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파타미 하마미와의 진지하고 인간적인 만남 역시 이란 국민과 스포츠 당국 모두로부터 칭찬과 존경을 받았다”며 “이런 근거 없는 소식이 퍼진다면 반인도적인 전쟁범죄로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이 무색해질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