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집단 거주 지역인 가자 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통로'가 재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라파 통로는 이스라엘군의 지상 투입을 앞두고 있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해외 탈출로인데, 이집트가 통제에 나서며 인도적 우려가 고조돼 왔다. 다만 이집트가 외국인만 받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팔레스타인인들이 라파 통로를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라파 통로가 다시 열릴 것"이라며 "유엔, 이집트,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이 가자 주민에게 원조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재개통 시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NBC 방송은 팔레스타인 관리를 인용해 라파 통로가 16일 오전 9시(한국시간 16일 오후 3시)에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고, ABC 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몇 시간 동안 통로가 개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으로 라파 통로에 피란민이 몰려오고 있지만 국경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집트는 가자지구와의 국경에 배치한 병력을 늘리고 임시 시멘트 장벽까지 설치했다. 가자지구 주민을 받을 시 대규모 난민과 하마스 조직원 유입이 우려된다는 것이 이집트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이 공개한 재개통 계획은 가자지구 내 외국인 위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집트는 해외 국가들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에게 물, 식량, 의약품 등의 원조 물품을 보내면 외국인들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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