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경제학자가 늘어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11일 경제학자 65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이 평가한 향후 1년 내 미국 내 침체 발생 확률은 48%로, 3개월 전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비율은 지난해 10월 63%까지 올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침체 전망 확률이 5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중순 이후 1년여 만이다.
WSJ은 "물가의 지속적인 둔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견고한 노동시장과 경제성장세 등이 낙관론의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몬트리올은행(BMO)의 스콧 앤더슨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혼란이 진정되고 강력한 노동시장 회복력과 실질 소득 증가가 소비자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미국에서 침체 가능성이 계속 줄고 있다"고 짚었다.
경제학자들은 올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2.2%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 7월 조사 때의 전망인 1.0%보다 대폭 올라간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종전의 1.3%에서 1.0%로 낮추긴 했지만 경제가 내년과 2025년까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라가겠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4%를 조금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에 응한 경제학자 중 약 60%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미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또 응답자 중 절반은 연준이 내년 2분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긍정적 전망만 나온 것은 아니다. 경제학자들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 확산이 에너지 가격을 밀어 올려 경제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금리 상승도 과중한 부채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및 매슈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달 동안 연착륙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됐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의 저축이 바닥나고 대출 요건이 강화하고 있으며 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 상환과 같은 역풍은 향후 1년간 부담을 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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