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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판매업자에게 “용팔이”…모욕죄 해당할까?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의 한 장면으로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출처 =SBS




전자기기 판매업자에게 ‘용팔이’라는 비하성 표현을 썼다가 모욕죄로 재판받은 누리꾼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모욕 혐의로 재판받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앞서 2021년 2월 A씨는 전자기기 판매업자 B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묻고 답하기’란에 “이자가…용팔이의 정점…!”이라는 글을 남겨 모욕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당시 시중에서 물량이 동나 구하기 어려운 컴퓨터 부품을 B씨가 시세의 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하자 허위 매물로 의심해 이같이 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용팔이’는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로 모욕적 표현이 맞으며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가벼운 수준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해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사진 제공 = 이미지투데이


법원은 ‘용팔이’라는 단어가 모욕적 표현이며 A씨가 모욕을 주려는 고의도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여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글을 올린 곳은 소비자들이 판매자에게 상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게시 횟수가 1회에 지나지 않고 지나치게 악의적인 표현은 아닌 점, 같은 게시판에 글을 남긴 다른 이용자들이 같이 객관적인 사정에 기초해 판매업자의 행태를 비판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점이 이유가 됐다.

이에 검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문제가 된 ‘용팔이’ 표현은 용산 전자상가에서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등 부정직한 판매 행위를 하는 일부 업자를 비하하는 뜻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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