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저성장의 기로에 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도전·창조·혁신의 정신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가 18일 주관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이 선대회장의 도전적 경영과 창조적 혁신이야말로 한국에 필요한 성공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대표되는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며 세계에서 인정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선대회장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이 없었다면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모습도 지금과는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이 선대회장의 철학과 정신은 ‘30년 전의 성공 신화’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부단한 혁신과 도전은 필수다. 스콧 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 선대회장의 ‘창조’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 속에 기업 경쟁력이 정체되고 경제의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그의 창조 경영과 혁신 마인드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을 강조한 것도 끝없는 혁신과 도전이라는 선대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계승해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삼성뿐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불굴의 도전 정신과 적극적인 투자 실천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기업이 살아나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도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
그러려면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야당이 무분별한 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을 밀어붙이는 것은 기업의 손발을 묶는 것이나 다름없다.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살아남게 하려면 ‘모래주머니’부터 제거해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의지를 갖고 노동 개혁과 규제 혁파 등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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