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정읍시가 내년부터 소싸움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18일 밝혔다. 농식품부 장관 고시로 소싸움 경기를 개최하는 전국 11개 지역 중 최초로 차년도 사업 예산을 미반영한 것이다. 해당 11개 지자체에는 달성군, 보은군, 완주군, 청도군, 창원시, 진주시, 김해시, 의령군, 함안군, 창녕군, 정읍시가 포함된다.
이와 관련, 동물권행동 카라는 논평을 통해 “정읍시의 진일보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이 소싸움을 진행하는 다른 10개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했다. 카라는 “정읍시의 이와 같은 결정은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결과”라며 “국내 소싸움 대회의 완전한 철폐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근거 법령인 동물보호법상 소싸움 예외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 제2항 제3호는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계, 투견 등은 동물학대 행위로 규정, 현재 모두 불법이다. 그러나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예외조항을 둬 분쟁의 여지가 남아있다.
카라 등은 그간 소싸움의 동물학대적 측면을 알리고 소싸움 대회 개최 예산을 삭감할 것을 정읍시의회에 촉구해왔다. 그 결과 지난 3월 이학수 정읍시장이 소싸움 대회의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카라 측은 “소싸움은 농경사회에서 결속을 다지고자 이웃 마을 간 진행됐으나, 현재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소싸움 대회는 사행성 도박에 불과하다”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싸움 상설경기장을 운영하는 청도군은 대회 운영을 맡은 청도공영사업공사의 만성 적자를 메우기 위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50억 이상의 운영지원금을 쏟아부으며 혈세를 낭비하는 상황”이라고도 비판했다. 싸움소들은 평소 타이어 끌기, 산악 달리기 등에 시달리고 낯선 대회장에서 부상을 당하는 등 학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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