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1540만 달러(약 209억 원) 상당의 달러표시 회사채 이자를 유예기간 내에도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차이신 등은 19일 비구이위안이 전날까지 지급해야 할 달러표시 회사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채권자들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2025년 9월 만기가 돌아오는 이 회사채의 이자 지급은 당초 지난달 17일까지 이뤄져야 했지만, 비구이위안이 갚지 못하면서 30일의 유예기간이 발효된 상태였다. 비구이위안 측은 아직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18일 성명을 통해 “해외 채권의 상환 의무를 모두 이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디폴트를 각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 안팎에서 무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구이위안의 역외 회사채 및 대출금 총 규모가 약 152억 달러라고 전했다.
이자를 받지 못한 채권자들은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고 채무재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비구이위안 달러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들이 비구이위안과 자문사들을 상대로 긴급회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채권자들은 잠재적 채무재조정 패키지를 논의 중이다. 이 중 약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한 그룹 측에서 투자은행 모엘리스 혹은 PJT를 재무 자문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크레디트사이츠는 보고서에서 “구조조정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비구이위안은 올해 상반기 71억 달러의 적자를 봤고 올해 들어 9월까지 사전판매(주택 완성 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는 전년동기대비 44%나 줄었다.
한편 비구이위안은 양궈창 창업자와 그의 딸 양후이옌 회장의 해외도피설과 관련, 공식 위챗 계정에 “현재 중국 내 정상적 근무 중”이라며 이를 반박하는 성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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