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예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이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까지 늦어지면서 저소득층의 주거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SH가 지난 9월까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은 8749호다. 당초 올해 공급 목표치가 1만 3744호인데 4분기 수치가 반영이 안 된 점을 고려해도 60% 수준에 불과하다.
S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신규 택지에 직접 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는 건설형, 기존에 있는 주택이나 재건축·재개발로 신규 공급되는 민간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형, 주택보증금이나 전세금을 지원하는 임차형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건설형 임대주택은 서울·수도권 내 개발 가능한 택지가 부족해짐에 따라 2021년 794호, 2022년 367호에 이어 올해는 9월 말까지 8호에 불과했다. 특히 중산층이 최장 20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주택은 최근 3년 간 공급 실적이 없었으며 근로자 평균 소득 70% 이하에 지원하는 국민임대주택도 2021년 336호가 마지막이었다.
매입형 임대 주택은 재개발 임대와 다가구·원룸매입임대, 청년안심주택 등을 포함해 6847호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올 들어 9월 까지 실제 공급 실적은 3183호에 그쳤다. 오는 12월 2차 모집 공고가 예정돼 있는 것을 감안해도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실제로 상반기 공고한 1차 공급 규모를 살펴보면 청년안심주택은 526호, 재개발 임대주택은 1502호로 각각 지난해 1차 공급한 1009호, 1703호 대비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 주도인 청년안심주택의 경우 금리 인상 등 개발 시장 전반이 어려워 사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재개발이나 매입 임대 역시 매입 시점과 실제 공급 시점 등 기준에 따라 물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께 앞두고 있는 2차 공급 물량을 감안하면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6500호 공급 목표인 임차형 임대 주택은 9월 말까지 5558호를 공급했다.
앞서 LH도 올해 2만 8000호의 공공 임대 주택 공급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로는 약 3000호만 공급된 것으로 드러나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특히 △강동천호 △서울대방 △수원매산 등 새로 신축해 공급하는 건설임대주택의 실적이 크게 줄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