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3D) 이미지와 가상수술을 기반으로 안면골 골절 수술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양병은 한림대성심병원 치과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환자 맞춤형 안면골 수술법이 수술 시간을 최대 25% 단축하고, 신경 손상 등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안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고 20일 밝혔다.
종전까지는 안면골절수술을 진행할 때 미리 만들어진 티타늄 플레이트를 사용했다. 환자마다 안면골 모양과 크기, 골절 양상이 다른데 기성품을 사용하다 보니 외과의사가 수술 중 티타늄 플레이트를 절단하거나 구부리는 등의 조정 과정이 필요할 경우가 많았다. 덩달아 수술 소요시간도 길어졌다.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본을 단순 참고용으로 활용해 골절편을 재위치로 정복(어긋난 뼈를 맞추는 치료)하다 보면 정밀도가 낮아지거나 하치조신경과 같이 아래턱에 분포한 신경이 손상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연구팀은 특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안면부를 3D CT로 촬영하고 가상수술을 시행하는 새로운 수술법을 고안했다. 이를 기반으로 골절 부위, 신경 위치 등을 고려해 정확한 수술 계획을 세우고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개별 환자에 맞는 플라스틱 수술 가이드와 티타늄 플레이트를 제작했다.
연구팀이 실제 안면 외상으로 하악 접합부 또는 하악 골절이 발생한 환자 7명을 대상으로 안면 CT 스캔을 시행하고 안면 구조에 대한 3D 이미지를 얻어 가상수술을 시행한 결과 편의성과 안전성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새로 고안한 맞춤형 수술 가이드는 실제 수술 중 의료진이 복잡한 안면 구조를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 수술 시간을 최대 25% 단축할 수 있다. 환자의 고유한 해부학적 구조에 정확히 맞도록 맞춤형 티타늄 플레이트를 제작한 덕분에 가상수술 계획과 실제 수술 간 표면 차이는 7명 모두 안정 범위에 속했다. 교합과 치유 측면에서도 수술 후 2주, 6주 뒤 예후 모두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하치조신경 손상 등 기존 수술에서 문제가 됐던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새로운 수술법을 활용하면 안면골 골절 수술 경험이 다소 부족한 의사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정밀한 수술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수술 시간 절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기반으로 의사들이 정교한 수술 계획을 세워 골절편 근처에 존재하는 신경의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교합과 회복 양상 등의 측면에서도 금속판 변형 및 파괴 등의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양 교수는 “환자 맞춤형 안면골 수술법은 더욱 세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해 기존 수술 방법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며 “좀 더 다양한 부위와 복잡한 수술 케이스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환자 맞춤형 금속판을 이용한 악안면부 골절수술’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치과의학저널(Journal of Dentistry)’ 8월호에 실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alglasse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