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의 카드빚을 진 40대 남성이 친형의 극단 선택과 가난이 아버지 탓이라며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 18년이 선고됐다.
19일 뉴시스는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진성철)가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5)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9일 오후 2시18분께 대구 동구에 위치한 아버지 B(75)씨의 농원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가슴 등을 10차례 찔러 '급성호흡부전'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신용카드 채무가 1억원에 달하던 그는 범행 이틀 전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하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후 그는 2006년 친형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유와 자신이 궁핍하게 사는 원인이 모두 아버지의 무책임함 때문이라고 여겨 증오심을 품고 살해를 결심했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조사 도중 "아버지가 죽은 것은 다 운명"이라며 범행 이후에도 부친을 향한 증오심을 숨기지 않았다. 법정에서는 살해 동기가 과장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살해 동기가 과장됐다고 보이지 않으며 자신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범죄는 반인륜적·반사회적 특성으로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며 "범행 전후 사정과 A씨의 태도 등에 비추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하는 양형부당 사유는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이며 원심 판단이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2006년 A씨는 아버지로부터 1억3000만원을 빌려 헬스장을 운영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뒤 프로 골퍼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돈을 탕진했다. 이후 그는 재차 부친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2021년부터는 아버지와 연락을 끊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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