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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흑연 수출 통제…핵심 광물 무기화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해야


중국 정부가 12월 1일부터 2차전지 핵심 소재인 흑연을 수출 허가 품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미국이 최근 추가적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자 중국이 핵심 광물 자원 무기화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번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은 고순도·고강도·고밀도 인조흑연과 천연 인상 흑연 및 제품(구상·팽창흑연)이다.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이지만 최대 피해국은 배터리 산업의 선두 주자인 한국과 일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국내 기업의 중국산 흑연 수입액 비중은 90%를 넘는다. 2~3개월치 흑연 재고 물량이 남았다고 하지만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가 장기화할 경우 배터리 생산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중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작업에 맞서 다른 광물로도 수출 제한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8월에도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했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핵심 원자재 51종 가운데 중국이 세계 시장 1위인 광물은 33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대 전략 핵심 광물로 지정한 희토류 5종과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 등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70~100%에 이른다. 중국산 핵심 소재의 공급이 끊기면 우리나라의 관련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중국은 미국의 주요 동맹인 한국의 외교 노선을 바꾸기 위해 광물 수출 통제와 경제 보복 카드로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 2021년 ‘요소수 대란’ 당시 중국은 우리 정부의 협조 요청을 받고서야 요소 수출 통제 조치를 완화했다.

정부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핵심 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을 통해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수입 다변화를 위해 민관 공동으로 아세안·호주·남미 등 광물 보유국들과 자원 개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또 공급망 다변화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제인 만큼 우리 기업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중국과 경제외교 대화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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