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현지에서 해외 인프라 건설 수주 및 국산 무기 수출 실적을 거두게 됐다. 현대건설이 24억 달러(약 3조 2500억 원) 규모의 ‘자푸라2 가스 플랜트 확장 공사’를 수주했다. 또한 한국과 사우디 간 대규모 방산 협력 사업이 추진된다. 이와 별도로 현대자동차는 사우디에 연간 생산 5만 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한국과 사우디 간 경제협력이 연쇄적으로 추진된다.
22일(현지 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천연가스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네이버도 해당 행사를 계기로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계약했다. 사우디 5개 도시의 도시계획, 관리, 홍수 예측 등을 디지털화하는 내용이다. 이번 사업은 총규모 1억 달러(약 1300억 원)로 윤석열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1호 수출 사업으로 꼽힌다.
양국 간 방산 협력도 구체화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방위산업은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사우디와의 대규모 방산 협력 추진 소식을 전했다. 그는 대공방어 체계와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사우디는 그동안 우리 미사일 요격 체계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남쪽 예멘에서 활동하는 이란계 후티 반군으로부터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인접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지난해 1월 방산 업체 LIG넥스원과 천궁-2 미사일 수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 사우디에 반조립제품(CKD) 합작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동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대차의 사우디 공장 신설에 대해 “이 자동차 공장은 킹압둘라 경제단지에 지어질 예정”이라며 “2026년부터 내연차와 전기차 5만 대를 양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진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장이 들어서는 킹압둘라 경제단지는 사우디 최대 무역항 ‘제다’에서 약 100㎞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최근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입주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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