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에서 알게 된 13세 청소년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성착취물을 찍고 유포한 20대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숨지기 전까지 이 남성에게 의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29)씨에게 이와 같이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도 명령했다.
정씨는 지난 3∼4월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수를 하거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외에도 그는 2020년 2월께부터 지난 3월까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65개를 내려받아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피해자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의 한 고층 건물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극단적 선택 상황을 실시간으로 방송한 뒤 숨졌다.
재판부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13세 아동을 도와주기는커녕 성욕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삼았다"며 "피해자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며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모텔 숙박료를 대신 내주며 성매수를 하고 성착취 영상을 찍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자신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마지막까지 기대고 있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과 범행 경위를 볼 때 그 어느 사건보다 죄책이 무겁다"며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소지한 성착취물 영상이 적지 않고 호기심과 경솔함만으로 성매수를 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 전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1500만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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