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로 올해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이 2조엔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엔 시세를 반영, ‘1달러=150엔’, ‘1유로=160엔’의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일본 주요 20개 기업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약 2조엔 가까이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자동차 7개사, 정밀 7개사, 전기 3개사, 중공업·기계 3개사 등 20개 기업의 환율 감응도 및 예상 환율 영향을 추산한 결과다. 환율 감응도는 비교 통화 대비 1엔 엔저 때 영업이익을 비롯한 연간 변동액이다.
수혜를 가장 많이 받는 산업은 자동차 부문이었다. 대형 7개사가 ‘1달러=150엔’ 적용 시 1조 6000억엔의 영업이익 증가가 전망됐다. 20개사 증익분의 80%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도요타자동차는 앞서 2024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의 환율을 달러당 125엔으로 설정했는데, 달러 대비 1엔 엔저가 발생하면 영업이익이 450억엔대, 유로 대비 1엔 엔저 때 60억엔의 증익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0엔까지 약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유로화 합계 최대 8900억엔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
이 외에도 각각 달러당 128엔, 125엔을 상정한 스바루와 혼다도 1엔 엔저 발생 시 105억엔, 100억엔 증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니그룹의 경우 일부 사업에서 달러 대비 약세가 ‘역풍’으로 작용하지만, 유로 대비 약세에 따른 혜택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반도체, 전자 등 3개 부문에서 대 유로 1엔 약세가 80억엔의 증익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의 사업이 많은 캐논, 리코 등 정밀 업체들도 대 유로 엑환 약세의 수혜를 보는 기업으로 꼽혔다.
다이와 증권은 1달러 135엔, 1유로 150엔을 기준으로 최근의 환율 추세가 이어진다면 일본 주요 200개 기업의 올해 경상이익은 0.4%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는 2022년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모든 일본 기업이 엔화 약세에 웃는 것은 아니다. 수입 업체는 조달 비용이 불어나 이익 감소를 겪게 된다. 예컨대 상품의 90%를 해외에서 제조·수입하는 니토리홀딩스는 달러 대비 1엔 엔저가 발생하면 연 20억엔의 경상 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자칫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여의치 않다.
닛케이는 엔화 약세로 늘어난 이익을 기업들이 배당, 설비와 연구 개발,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로 연결해야 기업 가치 향상 및 경기 활성화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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