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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가격 폭등하나…엘니뇨에 카카오 가격 44년만에 최고치

덥고 건조한 날씨 이어져

서아프리카 카카오 원두 작황 타격

카카오 공급 부족 3년 이어질 가능성도

13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남부 아드조페 마을의 한 농장에서 농부가 카카오 콩을 말리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33%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카카오 수출국이다. EPA연합뉴스




엘니뇨에 의한 이상 기후로 인해 초콜릿의 핵심 원료인 카카오 작황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해 카카오 가격이 44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핼러윈 시즌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사용될 초콜릿과 사탕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카카오 가격은 뉴욕선물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5% 상승한 3786달러(약 509만 원)까지 치솟아 197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격은 코트디부아르 내전으로 인해 카카오 수출이 금지됐던 지난 2011년 3월 당시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 1970년대 공급부족으로 카카오 가격이 급등해 1977년 7월 톤당 537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급등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시즌 코트디부아르 항구에 도착한 카카오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16%나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 원두 공급부족 현상이 3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카카오의 75%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나, 카메룬,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에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해 예년에 비해 훨씬 건조하고 더운 이상 날씨를 몰고 와 작황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엘니뇨의 영향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늘고 있다. 유럽에서 카카오 원두 가공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코트디부아르와 브라질에서도 원두 가공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가격 압박을 받는 설탕과 함께 카카오 원두 가격이 치솟으며 주요 초콜릿·제과 제조업체에 생산비용 증가의 부담을 줄 전망이다. 쿠키 오레오로 유명한 과자 업체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은 카카오를 올해 상반기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원자재 상품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의 스티브 보스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카카오와 설탕 가격이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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