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3주 간의 초유의 혼란 끝에 마이크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존슨 신임 하원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를 도운 친(親) 트럼프 성향의 극우 보수주의자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미 정치권의 진영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존슨 의장은 이날 하원의장 선출투표에서 재석 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함으로써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축출된 후 3주에 걸쳐 의장을 뽑지 못하고 파행을 빚던 하원이 가까스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앞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스티브 스컬리스, 짐 조던, 톰 에머 의원을 차례로 의장 후보에 올렸으나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낙마했다. NYT는 “당내 치열한 내분에 지친 보수 강경파들과 주류 공화당원들이 연합해 존슨 의원을 선출했다"면서 “낙태 권리와 동성 결혼을 반대하고 2020년 대선 당시 미 의회에서 선거 뒤집기를 주도한 보수 성향 변호사가 미 권력서열 3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 존슨 의원은 트럼프 하원 탄핵 당시 그의 변호팀에서 일했고,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는 것을 지지하는 서류에 서명하도록 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공화당이 새로운 하원의장 후보로 존슨 의원을 선출하자 소셜미디어에 “나는 이기는 후보 마이크 존슨과 함께 가길 강력하게 제안한다”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의 막후 영향력이 존슨 의원 선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우 성향의 하원의장을 맞이한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피트 아길라 의원은 하원의장 선출 경쟁이 “누가 도널드 트럼프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로 변질됐다”고 혹평했다. 존슨 의장과 함께 법사위에서 활동 중인 제이미 라스킨 의원은 “그는 공화당 선동가들보다 매너가 좋지만 실질적으로 '마가(MAGA)' 극단주의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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