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를 상대로 6주째 파업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와 시급 25%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AP통신 등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가 UAW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나머지 두 자동차 제조사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줘 사태를 마무리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다만 합의에 따른 임금 인상 폭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UAW와 포드는 전날 밤부터 이날 밤 늦게까지 담판에 나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UAW는 포드 노조원들에게 ‘일터로 복귀하라’고 발표하며 “이번 결과가 GM·스텔란티스에 압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드는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며 루이빌의 켄터키 트럭 공장과 시카고 조립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힘든 싸움 끝에 선의의 협상을 거쳐 오늘 밤 역사적인 잠정 합의에 도달한 UAW와 포드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UAW의 숀 페인 회장과 척 브라우닝 부회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보면 노사는 시간당 기본급 25% 인상, 생활비 수당 인상 등에 의견 일치를 봤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은 33% 이상 오르고 시급은 40달러를 웃돌게 된다. 임시직 근로자들은 지난 22년 동안 이뤄진 인상분보다 더 많은 150% 임금 인상 혜택을 보며 퇴직자는 연간 보너스를 받는다. 과거 UAW 파업 당시 한 업체가 노사 합의에 이르면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GM·스텔란티스 등이 포드와 비슷한 선에서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각각 성명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합의에 닿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파업으로 손실을 입은 자동차 빅3의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 조엘 레빙턴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신용연구이사는 “UAW와 포드 간 잠정 합의에 따라 첫해에만 약 9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익성 향상을 위한 노력에 추가적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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