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 3명이 한 조에 묶였네.” 1번 홀 티잉 구역에 3명의 선수가 등장하니 갤러리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제주의 딸’ 현세린(22·대방건설) 고지우(21), 고지원(19·이상 삼천리)이 그들이다.
26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 오전 9시 10분 1번 홀에서 출발한 이들 셋은 모두 제주 출신이다. 고지우와 고지원은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자매 골퍼이기도 하다.
고지우와 고지원은 이 대회에 임하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데뷔 2년 차 고지우는 7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둬 앞으로 2년 동안 시드 걱정이 없다. 반면 올 시즌 데뷔한 고지원은 현재 상금랭킹 81위(9863만 원)로 다음 시즌 시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날 먼저 치고 나간 것은 갈 길 바쁜 동생 고지원이었다. 1번 홀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고지원은 3번·4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11번·12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해 1오버파 73타로 첫날을 마쳤다. 여유가 있는 언니 고지우는 초반 5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6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이후 버디 2개를 더했지만 보기도 3개가 나와 1언더파 71타를 적었다. 경기 후 고지우는 “투어에서 동생과 친 게 이번이 처음이라 엄청 긴장하면서 쳤다”면서 “워낙 실력 있는 동생이라 언제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세린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8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두 차례나 준우승해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2020년 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했고 아직 우승은 없지만 고향인 제주에서는 유독 힘을 내고 있다. 8월 제주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6위로 올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에서는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도 타수를 잃지 않고 버디만 2개를 낚으며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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