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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수억에도 안간다?…공공병원 편견 깰 것"

■ 이현석 서울의료원장 인터뷰

의료진 처우 부족하나 역량 안 뒤져

환자수, 코로나 이전 70% 못미쳐

음압병상등 갖춘 응급의료센터 건립

외상등 골든타임내 의료서비스 제공

환자에 긍정 기운 주는 병원 만들것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이 코로나19 이후 공공병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연봉 몇 억 원을 줘도 의사들이 공공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보도가 자주 나오잖아요. 민간병원에 비해 의료진에 대한 처우가 많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울시 예산이 투입되는 덕분에 합리적이고 우수한 진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일 뿐 의료진과 진료 역량은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올해 7월 제15대 서울의료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현석(64) 의료원장(흉부외과 전문의)은 “공공병원은 취약 계층만 가는 곳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의 전신은 1911년 국내 최초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근대화 병원으로 세워진 순화병원이다. 시립중부병원, 시립강남병원, 지방공사 강남병원 등을 거쳐 현재 명칭으로 불리기까지 100년 넘게 서울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2011년 중랑구 신내동에 623병상 규모의 최첨단 건물로 신축 이전하면서 감염 환자 전용 건물을 구축해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확진 환자를 많이 입원시켜 치료했다. 그로부터 5년 만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자 선제적으로 대응 체계를 마련해 서울시 확진자의 약 24%를 입원 치료하는 등 서울시 대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 원장은 취임 후 근황에 관한 질문에 “엔데믹으로 전환한 지 1년 5개월이 돼가지만 진료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며 “당장 인건비를 지급하기도 빠듯해 예산을 확보하느라 고군분투하다 보니 어느새 3개월이 흘러 있었다”고 운을 뗐다. 서울의료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감염병 전담 병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존 일반 환자들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병동 전체를 음압병동으로 개조해 확진자를 입원시켰다. 그런데 팬데믹이 어느 정도 지나고 보니 환자들의 발길이 일시에 끊겼다. 코로나19 최일선에서 대응했던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이 비슷한 처지다. 그는 “병원도 일반 사업체와 마찬가지로 적정 진료 고객이 확보돼야 정상 가동이 가능하다”며 “서울의료원은 그나마 회복세가 빠른 편인데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70%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서울의료원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응급의료센터다. 서울의료원은 2021년 10월 서울 동북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신청을 위해 연면적 4600㎡ 규모에 음압격리병상·응급전용중환자실·응급전용병실·재난의료지원실·회의실·고압산소치료센터 등을 갖춘 지하 1층~지상 4층의 전용 건물을 새롭게 지었다. 심근경색, 급성 뇌졸중, 외상, 골절 등 골든타임 내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응급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물론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사태가 연일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24시간 소아 응급환자 진료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의료원장으로 부임해 살펴보니 민간병원 같은 보상 체계가 없는데도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직원들의 모습에 절로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우수한 의료진과 최신 시설을 갖추고 수준 높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전문의인 그는 국내 1호 의료 커뮤니케이션 박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86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학박사 학위를 땄지만 광운대에서 의료 커뮤니케이션을 다시 공부해 2011년 두 번째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답게 그가 품고 있는 임기 중 또 다른 목표는 ‘일할 맛 나는 공공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병원 내 다양한 직군부터 개원의와 병원의, 다양한 진료과 간 협업 등 의료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쌓아온 연구 경험을 서울의료원에 도입해볼 생각”이라며 “직원들이 행복해지면 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도 긍정적 기운이 전달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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