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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옥시아·WD 합병 협상 중단"

기옥시아, SK하이닉스 반대에

최대주주 베인캐피털과도 이견

日언론 "WD서 협상중단 통보"

진행중인 협업은 계속 이어갈듯

기옥시아 생산 제품/로이터연합뉴스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2·4위인 일본 기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 추진 협상이 중단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WD는 26일 기옥시아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WD의 반도체 부문과 기옥시아는 이달 말을 목표로 합병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기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한국의 SK하이닉스로부터 통합 동의를 얻지 못한 데다 기옥시아의 최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도 여러 조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기옥시아와 WD는 반도체메모리 시황 악화로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확대 및 시너지를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기옥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 순이다. 기옥시아와 WD의 합산 점유율은 34.3%로 삼성전자에 앞서게 된다. 이에 기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세계 3위 SK하이닉스는 두 회사의 통합에 동의권을 행사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시해왔다.



현재 기옥시아 지분은 베인캐피털 주도의 한미일 컨소시엄(56.2%), 도시바(40.6%), 호야(3.1%) 순으로 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4조 원을 베인컨소시엄에 투자해 컨소시엄 소속 펀드 지분 일부를 손에 넣었다. 통합 성사에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했던 이유다. SK하이닉스가 통합 결렬에 대비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에 기옥시아 출자를 통한 제휴를 타진했다는 일부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SK하이닉스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 발표회에서 “이번 합병으로 당사가 기옥시아에 투자한 자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처음 내놓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부연 설명에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게 반대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현재 의사 결정을 내리지 않은 단계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지만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완곡한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해석했다.

한편 합병 논의가 중단됨에 따라 두 회사는 각각 단독으로 사업 재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 사는 이미 일본 제조 거점에 투자를 함께하며 반도체메모리 개발과 제조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통합 논의가 무산된 뒤에도 이 같은 작업은 계속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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