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7일 된 영아를 병원에서 잃은 부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더 따져보라”며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이달 12일 숨진 아기의 유족이 A 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가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지난 2016년 1월7일 오후 11시께 기침 증세를 보이는 아기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단된 병명은 '급성 세기관지염'이었다. 영아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달 11일 사망했다.
유족은 의료진의 과실로 아이가 생명을 잃었다며 5억3천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 법원은 병원 측 과실이 있다고 인정해 2억8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간호사가 기도에 삽관된 앰부백(수동식 인공호흡기) 튜브를 실수로 건드려 빠지게 했으며 식도에 잘못 삽관된 튜브를 제때 기도로 옮기지 않아 아이가 사망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더라도 그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인공호흡 방식에 따라 공기가 위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의료진이 튜브를 충분히 고정한 만큼 발관을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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