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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건축문화대상] 남양주 청소년들의 '핫플'됐다…펀그라운드 진접

◇건축물부문 공공부문 대상(대통령상)

설계-건축사사무소 신

시공-경현종합건설

건축주-남양주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건축된 ‘펀그라운드 진접’의 전경. 지난해 개관한 펀그라운드 진접은 진접읍 청소년들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진효숙 사진작가






지난해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에는 청소년들의 새로운 ‘핫플’이 생겼다. 바로 ‘펀그라운드 진접’이다. 2023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부문 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한 펀그라운드 진접이 들어선 남양주시 장현로는 1955년부터 지금까지 오일장이 열리며 오가는 주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근의 신시가지가 개발되며 이 일대는 구도심으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청소년전용시설인 펀그라운드 진접이 개관하며 이 일대는 잃었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전통 시장 한켠에 들어선 펀그라운드 진접은 독특한 외관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철골구조와 철근콘크리트구조를 함께 이용한 건물은 묵직하고 투박하면서도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을 동시에 전달해, 청소년 공공시설이라기보다는 마치 대형 카페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표면에 반복설치된 알루미늄 곡면 시트는 건물의 외관을 부각하는 것은 물론,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도 가려 미적 요소를 높였다. 이 인근에는 장현초등학교에서부터 풍양중학교, 광동고등학교, 진접고등학교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학원을 가기 전 숙제를 위해 잠시 들르는 학생들에서부터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다양한 문화활동, 휴식을 위해 찾는 청소년들까지 연일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설계를 맡은 (주)건축사사무소 신의 신호섭 대표와 신경미 소장은 “기존의 청소년 시설은 대체로 학교의 연장선에서 교실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방으로 구성된 게 전부였다”며 “건축주인 남양주시도 혁신적인 청소년 공간을 희망했고 우리도 기존과 똑같은 시설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 머리를 맞댄 결과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웃어 보였다.

펀그라운드 진접의 1층 공간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광장으로 구성됐다. 진효숙 사진작가




이들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독특한 외관보다도 그들의 니즈에 맞춘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다.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이뤄진 건물은 지상 1층에서부터 각각 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하이, 온그라운드, 오버그라운드로 불린다. 언더그라운드는 버스킹과 같은 소규모 공연에서부터 강연이나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광장’처럼 구성됐다. 동시에 한 켠에는 아트북 서재를 설치해 이 곳을 찾는 이들이 문화적 호기심을 채우면서도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간에 놓인 대형 계단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이동식 계단으로, 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 규정을 두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도록 해 공간의 생동감을 높였다. 2층인 언더그라운드 하이는 동아리자치실 등으로 구성해, 개별 학습에서부터 조별과제, 동아리 모임 등 그룹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3층의 ‘온그라운드’다. 온그라운드에는 실린더 모양의 수직 기둥이 약 20개 설치돼 있는데, 청소년들은 이 공간을 마치 자신만의 아지트처럼 활용할 수 있다. 각각의 기둥은 크기에서부터 모양, 높이 등 디자인이 다른데, 청소년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기분에 따라 원하는 곳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건축가는 청소년들이 개인의 능동적 선택을 담으면서 각각 다른 감각과 높이를 통해 새롭고 낯선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수직 기둥은 연결되도록 동선을 구성했는데, 청소년들이 정해지지 않은 동선 속에서 자신만의 아지트를 발견하고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온그라운드에는 온종일 측창과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받으며 빈백에 누워 창문 너머의 산을 바라보며 자유롭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펀그라운드 진접의 3층에는 다양한 실린더 형태의 수직공간을 설치해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탐색하는 것에서부터 타인과 교류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을 제공했다. 진효숙 사진작가


펀그라운드 진접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건축가가 설계는 물론 내부의 인테리어까지 전담했기 때문이다. 통상 국내에서 건축가의 역할을 건축물을 ‘짓는’ 것에서 끝나기 때문에, 결과물이 건축가의 설계 의도를 100%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공동 설계를 맡은 신 대표는 “건축을 하는데 있어 엑스테리어와 인테리어는 사실 하나”라며 “펀그라운드 진접의 모든 공간은 건축가가 껍데기에 대한 설계만 하고 손을 뗐으면 절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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