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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사냥꾼 ‘P-8A 포세이돈’…400km 이상 탐지, “北 잠수함 숨을 곳 없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P-3C’ 보다 100㎞ 이상 빨라

작전반경은 2200여㎞에 달해

어뢰·통합정밀직격탄 등 탑재

‘제61해상초계기전대’에 배치

우리 해군의 차기 대잠 초계기 ‘P-8 포세이돈’ 모습. 사진=보잉 트위터 캡처




‘잠수함 킬러’라고 불리는 현존 최고의 대잠초계기인 미 해군의 ‘P-8 포세이돈’이 지난 10월 25일 진행된 한미 연합해상훈련 중 동해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을 위한 비행을 펼쳤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북극성-4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기 전에 탐지할 수 있는 강력한 탐지수단답게, 바닷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북한 잠수함을 찾아 즉각적인 응징으로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이날 연합해상훈련을 함께 한 우리 해군도 동일 기종을 조만간 운용할 계획이다. 현재 해군은 P-3CK 해상초계기 16대를 운용 중이지만, 북한 잠수함 위협에 맞서기 위해 신형 해상초계기로 ‘P-8A 포세이돈’를 선택해 6대를 미국 보잉사에서 도입할 예정이다.

바닷속 은밀히 움직이는 잠수함 탐지·공격


포세이돈은 음파탐지기인 소나를 투하해 적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최대 400km 이상 탐지가 가능한 최첨단 레이더도 장착했다. 광학 전자탐지장비를 동원해 수면 위의 잠망경까지 정밀하게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파악된 적 잠수함은 어뢰로 즉각 격침할 수 있는 공격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잠수함은 바닷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며 적 함정을 공격하는 무기 체계로 해전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로 통한다. 특히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보트가 연합국 함정과 화물선을 대거 격침하며 유명세를 떨치면서, 적 잠수함 위협을 저지하는 대(對)잠수함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해상초계기다. 넓은 해역을 빠르게 비행하면서 적을 감시하는 해상초계기는 잠수함 포착 및 공격, 해난 구조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각국의 해군이 탐내는 무기 체계다.

미국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사진 제공=미 국방부


2020년 뉴질랜드 공군은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을 통해 미 해군용과 동일하게 설계 생산되는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획득을 추진했다. 이 때 우리 해군도 함께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공동구매였다. 뉴질랜드 공군은 지난해 첫 인도가 이뤄졌고, 우리 해군은 2023년 도입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해군에 인도하지 않았다.

P-8A는 미 해군의 차기 해상초계기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별칭으로 사용한다. 해상초계기는 해상에서 대잠전과 대함전, 기뢰전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이 가능한 해상작전에 특화된 고정익 항공기다. 미 보잉사의 베스트셀러 여객기로 알려진 737 NG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P-3C 보다 커진 기체와 터보팬 엔진 장착


터보프롭 엔진을 사용하는 이전의 P-3C와 달리 커진 기체와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그 덕분에 더 멀리 그리고 더 빠르게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 속도는 시간당 900km에 이른다. 12.5km 높이까지 날아오를 수도 있다. 전투 행동반경은 2000km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탐지 거리 400km 이상의 레이더와 광학 전자 탐지장비를 장착해 물 위에 떠오른 잠망경까지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

뛰어난 공격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부표처럼 물 위에 띄우는 음파탐지기를 투하해 적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한 뒤 마크 54 어뢰로 격침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잠수함 킬러’라 불리는 포세이돈은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P-3 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P-8A 도입될 경우 잠수함의 잠망경이나 바다의 이상 열이 감지될 경우에도 추적할 능력을 갖추게 돼 진화하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즉각 대응할 능력이 월등히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 해군에 인도될 P-8A 해상초계기가 활주로에 주기되어 있다.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대잠초계기의 대표 기종은 1950년대 미 록히드(현 록히드마틴)가 만든 ‘P-3’를 성능 개량한 ‘P-3C’ 기종이다. 터보프롭 엔진 4개로 움직이는 P-3C는 어뢰나 하푼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12시간 이상 임무를 수행도 가능하다. 우리 해군도 P-3C를 개량한 ‘P-3CK’ 16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신규 생산 방식으로 미국에서 들여온 P-3C 8대, 미국서 퇴역했던 P-3B를 도입해 개조작업을 거쳐 2010년 전력화한 기종이 P-3CK 8대가 있다. 처음에 도입한 8대도 성능개량을 실시해 P-3CK와 동일한 사양으로 개선했다.

P-3CK는 한국 해군의 약점인 공중 정찰 및 대잠수함작전 능력을 크게 높인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이는 정박 중인 함정과 땅 위의 이동 표적도 식별할 수 있어 ‘잠수함 킬러’ 역할 외에 해상 초계와 조기경보 및 정보수집에도 활용이 가능한 덕분이다. 지난 5월 31일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이 발사 직후 추락했을 때 전북 군산 서쪽 240여㎞ 해상에 있던 잔해를 처음 발견한 것도 해상초계기로, 그 위상을 과시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운용한 탓에 노후화와 성능 한계에 직면했다. 2010년대에 들여온 P-3CK 8대는 미국에 있던 중고 P-3를 들여와 개조한 것으로 운용수명도 20년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1995년에 도입해 개량을 거친 P-3CK도 30년 가까이 사용했다. 따라서 두 기종 모두 2030년 이후에도 현재의 작전 활동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노후화 기종이 된다.

해군 주력 P-3CK, 北 우주체 잔해 첫 발견


P-3CK 대체 기종은 제트 엔진을 사용하고, 상당한 수준의 공격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P-3CK는 낮은 고도로 비행하면서 잠수함이나 수상함을 탐색해 공격하는데 효과적이다. 특정 해역을 천천히 지그재그식으로 반복비행하며 잠수함이나 소형 선박 등을 탐지하는데도 유용했다.



반면 항속거리가 짧고 순항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초계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 해군이 초계기 36대 보유를 계획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전자·소재·기계 기술의 발달로 잠수함이 더욱 조용해지고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속도가 빨라지는 등 성능이 전반적으로 강화되면서 해상초계기도 기존보다 더 높은 순항속도와 비행거리 및 시간을 요구받게 되는 현실에 놓이게 됐다.

이 때문에 긴급 상황 시 신속하게 작전 해역에 전개하고, 평시에는 넓은 해역을 빠른 속도로 반복 비행하면서 초계 활동을 할 필요성이 커졌다. P-8A이를 커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군이 이 기종을 선정한 이유다.

최근에는 제트 엔진 기술이 발전로 제트 엔진을 장착한 대잠초계기도 속속 출시되는 모양새다. 미국과 독일 등은 보잉 B737 여객기를 토대로 개발한 P-8A를, 일본은 자체 개발한 제트 엔진 초계기인 ‘P-1’으로 ‘P-3C’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우리 해군과 뉴질랜드 공군은 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을 통해 미 해군용과 동일한 설계로 생산되는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획득하게 된다. 사진 제공=미 해군


고기동 전술비행을 하면서도 초음속으로 날고 다양한 무장과 전자장비를 탑재하는 전투기를 제작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다. 반면 해상초계기는 음속보다 낮게 비행하고 탑재 무장도 전투기보다 적기 때문에 체계통합 난도가 전투기보다 낮은 무기 체계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감시정찰장비를 탑재한 백두정찰기 개발 기술인 KF-21의 무장제어 노하우를 결합하면 해상초계기 개발이 한층 쉬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스웨덴 사브가 한때 한국에 제안했던 소드피시 해상초계기는 ‘그리펜 전투기’ 무장제어 및 장착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미 보잉이 2009년 처음 선보인 P-8A가 이 같은 수요 흐름에 맞춰 개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디젤잠수함 배출가스를 먼 거리에서 탐지


P-8A는 터보팬 엔진 2개를 장착해 최고 속도가 P-3C보다 100㎞ 이상 빨라졌다. 최고 속도 시속 907㎞, 순항 거리 7500㎞, 작전반경 2200여㎞에 달한다. 가장 큰 장점은 탁월한 센서 융합 능력을 꼽을 수 있다. 레이더와 광학·적외선·전자 탐지 장비를 활용해 수집한 정보를 하나로 융합해 적 잠수함을 완벽하게 찾는다. AN/APY-10 X밴드 레이더로 최대 470㎞ 거리의 해상 표적을 탐지한다. AN/ALQ-213(V) 전자전 시스템은 수면 위 모든 전파 수집이 가능하다.

강력한 전자전 장비를 탑재해 정찰 임무 수행도 할 수 있다. 고해상도 TV 및 열영상 카메라와 통신이나 전파 그리고 레이더 패턴을 분석하는 최첨단 전자전 지원장비들을 탑재해 고도의 정찰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디젤잠수함이 배출하는 배기가스를 먼 거리에서 탐지하는 탄화수소 탐지체계를 사용해 잠수함 활동이 의심되는 해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도 있다. 공격력도 뛰어나다. 어뢰와 하푼 미사일 외에 통합정밀직격탄(JDAM) 등의 정밀 유도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또 작전 반경을 대폭 넓힐 수 있는 공중 급유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25만 4000시간 이상의 비행 기록을 달성한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는 지구촌 곳곳에서 대잠전, 대함전, 정보 및 감시 그리고 정찰, 인도주의, 수색 및 구조 임무를 수행 중이다.

우리 해군은 도입할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의 성공적인 운용을 위해 미 해군 항공대와 다양한 교류 및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


현재 P-8A와 경쟁할 서방제 해상초계기가 없는 상황에서 P-8A는 운용 범위를 계속해 확대하고 있다. 130대를 구매할 미 해군은 고고도 해상초계 무인정찰기 MQ-4와의 연계를 통해 해상 감시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체계는 인도와 뉴질랜드, 영국, 노르웨이, 호주, 독일 등이 도입을 결정했다.

우리 해군은 2018년 P-8A 6대를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P-8A 1·2호기에 대한 현지 수락검사가 완료됐다. 미국 정부 담당기관이 제작사 생산라인에서 외부 점검과 조종석 및 생존 장비 확인, 탑재 물품 수량 확인, 착륙 장치와 무장 확인 등을 실시하는 절차로, 판매국에게 인도하기 직전 단계다.

“P8-A 인도, 운용인력 교육 때문에 지연”


수락검사를 마친 기체는 미 잭슨빌 해군기지로 이동하고, 현지에서 방위사업청 요원이 인수점검을 최종적으로 진행한다. 인수점검을 받은 기체는 항공기 운영과 조종사 양성 차원에서 미국에 파견된 한국 측 조종사, 정비사에게 1년간의 시간을 줘 전술비행·정비교육 등을 실시한다. 현재는 최종 단계로 이들 인력 교육이 지연되면서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도입될 전망이다.

한편 우리 해군은 해군항공사령부 소속의 제61해상초계기전대가 해상초계기를 운용한다. 제61해상항공전대는 록히드마틴 P-3C, P-3CK, 보잉 P-8 등 해상초계기를 운용하고 있다. 다시 제611비행대대(포항, P-3), 제613비행대대(포항, P-3), 제615비행대대(제주, P-3), 제617비행대대(포항, P-8) 등으로 나뉜다. 도입되는 P-8A는 제617비행대대가 운용 관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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