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재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간 총소요비용 분포 비교분석’ 주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교수는 소형 화물차 보조금을 현행보다 100만원 줄일 경우, 전기차로 전환하는 운전자 비중은 2.0%p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형 전기승용차 보조금을 현행보다 100만원 높일 경우, 휘발유차를 전기차로 전환시킬 유인을 가진 운전자의 비중이 6.0%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차량의 실주행정보를 반영하여 전기 및 경유 소형화물차의 구매, 보유, 운행의 전과정 동안 소요되는 비용의 총합(총보유비용, Total Cost of Ownership : TCO)을 분석한 결과, 보조금이 없어도 비사업용 소형 경유 화물차의 53.5%, 사업용 소형 경유 화물차의 98.5%가 전기차로 전환하는 편이 총보유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화물차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차량 보유 및 운행 비용을 종합하면 이미 전기화물차가 경유차 대비 경쟁력 있어 보조금을 지급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날 ‘전기소형화물차의 환경편익 추정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전호철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유 및 전기 소형화물차의 생애주기(출고-폐차, 17.3년) 동안 환경피해비용을 비교한 결과, 소형 화물차를 전기차로 전환 시 얻을 수 있는 환경편익은 대당 약 203만원에 불과해 현행 보조금 대당 1600만원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 기준, 전기 화물차의 구매보조금은 정부 1,200만원, 지자체 400만원(서울시 기준)을 합쳐 총 1,600만원이다. 전국 지자체 보조금의 평균으로 따지면, 대당 1,887만원으로 더 올라간다. 전기 화물차 가격의 절반 가량이 보조금인 셈이다.
전교수는 “소형화물차의 주행거리 분포를 살펴보면, 1일 주행거리가 약 318.5km 이상이 되어야 현재 지급하는 보조금 수준의 환경편익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실주행거리 분포로 보면, 환경편익을 달성하는 차량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동규 교수는 "과도한 보조금은 시장을 왜곡시키고 재정효율화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앞으로 전기차에 대한 구매 보조보다는 인프라 지원의 비중을 높여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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