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일 국가정보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점검 과정에서 불거진 해킹 의혹과 관련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이 ‘해킹 툴’을 남겨둔 것이라 주장하며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비공개 검증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해킹 의혹 제기와 발표 시기 등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국정원을 엄호했다.
국회 정보위원회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해킹 툴을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정원이 보안점검 작업에서 설치한 점검 도구 일부를 삭제하지 않은 것을 두고 국정원이 선관위 내부망에 해킹 툴을 깔아놓았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선관위가 이 부분(보안)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논의가 집중돼야 하는데 보안점검 툴이 남아있는 것이 마치 해킹 의혹처럼 제기됐고 발표 시기에도 정치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질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정원도 야당이 제기한 해킹 의혹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보안점검을 실시하고 시스템 내에 있던 점검 툴을 삭제하려 했는데 9월 13일 선관위에서 시스템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아서 접근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선관위 시스템은 설치된 파일이 자동 변경되거나 시스템에 자동 업로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전부 삭제하지 못했다”며 “선관위가 시스템에 접근을 금지한 이후 잔존 파일 존재 가능성을 알려주고 그 부분에 대한 제거 방법을 서류로 직접 통지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야 합동 검증위원회 설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보안점검은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니, 양당 간사가 참여하고 양측이 인정하는 전문가들을 모아 비공개 검증위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합동 검증 제안에 사실상 동의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원이 시스템에 남겨둔 것이) 보안점검 도구인지 해킹 툴인지 확인 작업, 그리고 어떻게 삭제됐는지 확인 작업을 정보위원장과 함께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국정원장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여야 간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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