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인력 감축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달 9일 서울 지하철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백 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로서는 383명의 (인력) 조정에 대해서는 협상을 해 제로화할 여지는 없다”며 구조조정 계획 이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6년까지 공사 정원의 13.5%인 2212명을 감원하는 경영 혁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올해 예정된 감원 인원은 지난해 유보된 126명을 포함한 383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인력 2212명을 감축하는 경영 합리화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백 사장은 행정안전부가 2021년 공사의 경영 혁신 계획 이행을 조건으로 공사채 발행 요청을 승인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조직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방공기업법상 공사채 발행이 자본 한도의 130%를 초과할 수 없는데 지금 한도를 거의 초과하는 상태”라며 “(추가 발행을 위한) 다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행안부가 요구한 게 공사 경영 쇄신 계획을 제출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이달 8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최종 협상에서 노조를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구조조정을 해서 인력을 줄이거나 사람들을 집에 보내는 강제적 조정이 아니고 정원을 조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일하는 부분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지난 정부 때 비핵심 인력이 정규직화되면서 정원이 많이 늘어났는데 안전과 관련 없는 인원은 자회사에 위탁하고 퇴직자가 있으면 채용을 안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인력 감축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9일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최종 협상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사측이 강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노사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인력 감축에 따른 외주화로 안전성이 후퇴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내년 1월 중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4·7호선 각 1편성 중 1~2개 칸에서 일반석 의자를 없애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혼잡률이 낮아지고 시민의 반응이 긍정적이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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