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SNS와 온라인 카페 등에서도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올해 가을철 모기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서 지난달 발표한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도심·철새도래지의 모기 트랩지수는 47.1개체로 지난해(28.8개체)보다 63.6% 증가했다. 5년 평균치(41.8)와 비교해도 12.7% 늘었다.
도심의 경우 같은 기간 트랩지수가 72.5개체로 지난해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트랩지수는 하룻밤 모기 유인 포집기(트랩) 한 대에서 잡힌 모기 개체 수다.
가을 끝자락에도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포근한 날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낮 최고기온은 19∼26도로 평년(15∼19도)에 비해 4∼7도 정도 높았다. 2일도 아침 최저기온 9∼18도, 낮 최고기온 22∼26도로 평년보다 7∼8도가량 높은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변온동물인 모기는 온도가 13도 이하로 내려가면 대사활동이 활발하지 못해 월동하는데 11월에 접어들었는데도 낮 기온이 20도가 넘어가니 모기가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밤에는 바깥 기온이 떨어져 따뜻한 건물 안으로 모기들이 자꾸 들어가면서 여름보다 실내에서 더 많이 발견돼 사람들이 더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해가 지날수록 모기가 처음 나타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을철에는 모기 개체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