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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하루] 2인자의 죽음 그 이후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10월 27일 중국의 2인자로 손꼽히던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2013~2023년 3월까지 총리 재임)가 68세의 나이로 상하이에서 사망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인은 급성 심장질환이다. 세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치하에서 총리로 지낸 10년 세월의 마음고생 탓 아니었겠나 하는 이야기가 탄식처럼 흘러나온다.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1989년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야오방 전 총서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보다 13년 전인 1976년 1월 8일 ‘인민의 총리’로 불리던 2인자 저우언라이(1898~1976)의 죽음을 상기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저우 총리의 사망 원인은 암이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문화대혁명의 고통 속에 있던 인민들은 총리의 사망을 애도하며 톈안먼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장칭을 비롯한 4인방이 공권력을 동원해 저우 총리의 추모 행사를 방해하자 드디어 마오쩌둥의 오랜 가부장적 통치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4월 5일 톈안먼 광장에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다시 약 3개월 뒤인 7월 28일 베이징에서 수백 ㎞ 떨어진 허베이성의 도시 탕산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공식적으로만 약 24만 명이 넘게 사망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 재난을 불길한 신호로 여겼다. 그리고 다시 2개월도 안 된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도 사망했다.



이듬해 새로운 중국의 지도자로 등극한 덩샤오핑은 4대 현대화의 하나인 과학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교육과 과학의 전문 지식은 경멸받았고 반역적이거나 의심스러운 것으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전문성보다 혁명성이 압도하던 시대였다. 이후 중국 사회와 경제 발전은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다.

리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한 뒤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올해 세상을 떠났다.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長江黃河不會倒流).” 과연 역사는 진보하는가. 반복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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