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20~30대 젊은 남성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 유병률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황유철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2007~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형에 따른 유병률 변화를 살펴본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건강한 비만과 건강하지 않은 비만을 정의할 때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와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 진단 지표 갯수를 기준으로 삼았다. BMI가 25.0kg/㎡ 이상이면서 대사증후군 지표가 없거나 1가지를 가진 경우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 BMI가 25.0kg/㎡ 이상이면서 대사증후군 지표를 2가지 이상 가진 경우 건강하지 못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metabolically unhealthy obesity)’에 해당한다.
연구팀이 전수조사 자료를 성별과 연령에 따라 건강한 비만과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의 유병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전반적인 비만 유병률은 2007년 32.1%에서 2017년 34.4%로 10년새 2.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녀 모두에서 비만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남성은 전체 비만 유병률이 증가했고 특히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 인구가 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비만 유병률의 유의한 변화가 없었고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남녀 간 차이는 비교적 젊은 20~39대에서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비만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비만인은 비비만인에 비해 제2형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뿐 아니라 관상동맥질환·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한다. 그 밖에도 지방간·통풍·수면무호흡증·하지정맥류·담석증·골관절염·역류성식도염 등 다양한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 같은 비만이어도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황 교수는 “20~30대 젊은 남성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젊은 인구, 특히 남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강한 비만도 일반적으로 정상 체중을 가지는 사람보다는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며 “젊을 때부터 운동과 식사 조절을 통한 체중 감량에 힘쓰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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