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공사장에서 초·중등학생 20여 명이 또래 여학생 2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사건의 가해자들이 소셜미디어(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라이브 방송 중 ‘뭐가 억울하다는 거냐’는 댓글이 달리자 한 가해자는 “억울한 거 다 말해드려요? 애초에 증거가 XX 많아 그냥. 걔가 뒷담화해서 싸웠는데”라며 “(싸움을 구경하러) 거기 40명 모여 있던 애들 중에서 반 이상이 피해자가 부른 애들인데 왜 우리한테 그러는 거야”라고 항변했다. 라이브 방송 접속자들이 댓글로 욕설을 하자 가해자는 “욕한 사람들 캡처해가지고 신고 넣어볼까”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가해자 중 한 학생은 방송 중 버젓이 담배를 피우며 도넛 모양의 연기를 내뿜기도 했다. 방송은 17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4시쯤 천안시 한 공사장에서 아산지역 중학교 1학년인 A양과 천안지역 초등학교 5학년인 B양을 집단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은 약 30분 동안 이어졌고, 주변에서 소문을 들은 또래 학생들이 모여 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A·B양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머리·배·다리 등 온몸을 발로 차고 손으로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부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은 서로 알던 사이로, 폭행에 직접 가담한 학생 중 한 명은 A양이 자신에 대해 뒷담화를 했다고 생각해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초·중등학생 20여명을 공동폭행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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