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의에서 독일의 여성 외무장관에게 느닷없이 키스해 논란을 일으킨 크로아티아 외무장관이 사과했다.
4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고르단 그를리치 라드만 크로아티아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에 “어색한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며 “누군가 나쁜 의미로 받아들였다면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65세의 라드만 장관은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단체 사진 촬영 중 옆에 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에게 악수한 뒤 앞으로 몸을 기울여 볼에 키스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갑작스러운 키스에 당황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크로아티아 내 여성 단체들은 라드만 장관의 행동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난했다.
일부 크로아티아 언론매체에서도 라드만 장관이 베어보크 장관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난처하게 만들고 자국에 수치심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크로아티아 첫 여성 총리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재임한 야드란카 코소르 전 총리는 “여성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것도 폭력”이라고 성토했다.
라드만 장관은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회의장에 뒤늦게 도착해 단체 사진 촬영할 때 비로소 베어보크 장관과 인사를 나눴다”며 “반가운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서로 따뜻하게 인사한다”면서 이번 키스 논란에 대해서는 “동료 간의 따뜻한 인간적인 교류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