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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냉동 김밥과 알파세대

[박성호 KOTRA 북미지역본부장]

알파세대가 만든 챌린지 영상 등

전파 빨라 입소문 광고역할 톡톡

이제 중소기업 제품 미국 수출도

대형 유통망·인플루언서 활용해야





미국의 대형 유통 체인인 ‘트레이더조’에서 판매하는 ‘냉동 김밥’이 올해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한 이 제품은 현지 트레이더조 560여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는 김밥 재고가 남아 있는 매장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될 만큼 현지에서 김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10월 말 현재 틱톡에서 ‘냉동 김밥(Frozen Kimbap)’ 게시물의 조회 수는 무려 284억 건을 돌파했다.

냉동 김밥이 공전의 히트를 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지상파 방송국인 NBC에서는 이 인기의 근원이 한국계 음식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사라 안의 틱톡 영상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이 영상을 시작으로 김밥을 먹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앞 다퉈 올리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다. 불닭 소스와 함께 먹는 챌린지 영상, 김밥에 계란 옷을 입혀 먹는 영상 등 1분 이내의 숏폼이 동시다발적으로 업로드됐다. 이러한 챌린지 영상의 재생산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성공 사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주 사용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알파세대를 주목하게 된다.



알파세대는 스마트폰과 SNS가 완전히 대중화된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알파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의 주 소비층이기도 하면서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주 생산층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상을 보고 제작한 경험이 있어 이들에게는 유행하는 챌린지 영상을 직접 제작해 업로드하는 게 중요한 놀이 문화다. 이렇게 ‘스스로 마케팅’을 하며 재생산된 영상은 기존의 대중매체를 통한 단방향 홍보가 아닌 다방향 홍보 방식으로 전파 속도와 효과가 빨라 폭발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가능하게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알파세대 소비자는 구매 의사 결정에도 SNS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9월에 있었던 애플의 신모델 출시 과정을 살펴보자. 기존 세대는 홈페이지와 오프라인에서 제품만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면 알파세대는 애플의 공식 제품 발표 이후 이어진 인플루언서들의 직접 사용 후기 및 리뷰 영상 등을 통해 구매를 결정한다. 이렇듯 기업의 입장에서 신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알파세대를 겨냥한 SNS 마케팅은 너무나도 중요한 성공 방정식이 됐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의 미국 수출도 이제는 대형 유통망 진출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KOTRA 뉴욕무역관에서는 해마다 온라인 대형 유통망 입점 사업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1월에는 한국 식품의 미국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에서 식품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미국에 소개하는 행사인데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는 파인다이닝 셰프 및 기업들과 협업하고 식품 관련 인플루언서를 통해 홍보해 제2의 냉동 김밥이 나올 수 있도록 사업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필자도 어렵게 트레이더조 냉동 김밥을 구해 먹어봤다.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포장재에 ‘Korean sushi’ ‘Korean rice roll’이 아닌 ‘Kimbap’이라고 쓰여 있는 점과 ‘트레이더조’라는 한글 레이블이 붙어 있는 점이 좋았다. 다양한 대형 유통망을 통해 한국 식품이 더 많이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과정에서 알파세대가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튜브는 2005년에 시작됐고 아이폰은 2007년에 출시됐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가 기성세대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고 한류를 접하면서 자란 알파세대가 가져올 미국 소비 시장의 판도 변화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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