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전조증상이 있던 러시아 이주노동자가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골든타임 이내에 무사히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6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협회의 간호돌봄봉사단 강은영(48), 이은정(36), 박미자(53) 간호사는 지난 4일 인천적십자병원 누구나진료센터를 찾은 러시아 국적의 50대 남성에게 뇌졸중 전조증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 응급의학과에 의뢰해 생명을 살렸다.
인천적십자병원은 토요일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과 노숙인, 외국인, 건강보험 미가입자 등 병원비를 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누구나진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의사와 간호사, 통역사, 사회복지사들의 재능기부와 기부금으로 운영되어 병원비 걱정 없이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다.
이주노동자였던 러시아 남성은 병원을 찾기 사흘 전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꼈다. 오른 쪽 눈의 복시(하나의 사물이 두 개로 겹쳐보이는 증상)와 운동 제한이 있었고, 혈압도 높았다.
병원 응급의학과에 의뢰된 남성은 진료를 받은 후 머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실시했다. 검사 결과 뇌동맥류가 의심되어 혈압 강하제를 투여 받았다. 뇌혈관조영술이 필요하다는 검사 결과에 따라 응급 전원이 결정되었고, 본인 거주지 인근의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가 이뤄졌다. 남성은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누구나진료센터가 진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간협 간호돌봄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강은영 간호사는 "먼 타국에서 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며 "마음을 열고 타인을 안아주는 것이 간호 돌봄의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는 뜻깊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간협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간호백년 백년헌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기존 봉사단을 간호돌봄봉사단으로 명칭을 확대 개편해 전국 시도간호사회와 함께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alglasse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