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내 현안에서 벗어나 민생 분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의제를 정조준해 추진력을 확보하고 등 돌린 민심도 포섭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인요한 혁신위는 8일 대구 청년 간담회를 시작으로 민생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인 위원장은 차기 혁신안의 키워드를 ‘미래’로 설정하고 3~4호 과제로 각각 청년·민생 안건을 다룰 방침인데 그전에 현장 속으로 들어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수렴하겠다는 의도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8일 대구(청년 간담회)가 첫 미팅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다음 주에는 제주를 찾는다.
혁신위는 민생 의제 중 하나로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골자로 한 정책 건의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전후 늘어난 신용불량자를 구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금융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대출 이자를 못 갚아 신용불량자가 된 자영업자 등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보신 분들이 이대로 가면 신용불량자가 된다”며 “너무 억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과 정부에 건의를 한다면 챙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 위원장은 3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도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정책 보조의 시급성을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혁신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3호 혁신안을 논의했다. 혁신위는 정치 세대교체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비례대표 연령층 하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당 내 청년 기준(45세 미만→40세 미만)을 수정하고 2030의 비례대표 공천을 일정 비율 보장하는 방법에 힘이 실린다. 인 위원장은 “청년들이 (정치) 참여를 해야 본인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청년들의 취업·직장 문제와 관련한 정책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지난 2주간 쇄신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1호 과제인 ‘대사면’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의 반발로 의미가 퇴색됐고 중진·윤핵관들에게 수도권 출마를 요구했지만 이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혁신안 3~4호의 성패가 남은 6주간의 활동 동력을 좌우하는 셈이다. 정책 건의와 관련해 혁신위 측은 “안건에 제한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수용성, 예산 문제와도 얽혀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다만 3·4호 과제가 흥행해 혁신위가 주도권을 가져올 경우 앞선 혁신안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