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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가자 무기한 안보책임질 것"…재점령 해석 파장

이, 2005년 철수 후 하마스 勢 커져

국제사회 '두국가 해법'과 충돌

美 "어떤 해결책도 결정 안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언급하면서 ‘재점령’으로 해석될 발언을 내놓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이 제안한 ‘두 국가 해법’과 정반대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실존적 위협으로 보고 있어 의견 차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점령 시도가 현실화하면 중동 지역의 불안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현지 시간)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뒤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무기한(indefinite)으로 전체적인 안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그런 책임을 지니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봤다. 우리에게 닥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하마스 테러였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안보 책임을 가지지 않았을 때’는 2005년 가자지구 철수 이후의 상황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아랍·이스라엘 전쟁에서 승리해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했다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했다. 이스라엘 내 이슬람 인구 증가 예방과 평화 협상 진전 방지 등이 목적이었으나 철수 직후 하마스가 세를 불려나간 탓에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2005년 철수가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네타냐후 총리의 무기한 안보 책임론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려고 의도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은 ‘최대 우방’인 미국이 구상하는 가자지구 통치 방안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고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다국적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다가 어느 시점에 통치 기능을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에 넘겨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어떤 해결책도 결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의견이 엇갈리는 배경으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존이 불가능한 세력으로 보고 있는 만큼 미국 압박의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이스라엘에서는 집권당인 리쿠드당의 아리엘 칼네르 의원, 아미하이 엘리야후 ‘예루살렘 문제와 유산 담당’ 장관 등 극우파 인사를 중심으로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몰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분출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시달리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정치권의 의견에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극우 연정이 전후 가자지구 민간인을 축출할 경우 이집트를 비롯한 주변 아랍 국가와의 긴장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가 이날로 1만 명을 넘기는 등 이스라엘의 보복이 과하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확산하고 있어 확전을 막으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전술적인 잠깐의 교전 중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요구해온 일시적 교전 중단에 대해 이전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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