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의 한 자치단체장이 미성년자와 부하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금되기 직전에 잠적했다.
9일(현지시간) 칠레 비오비오주 검찰청에 따르면 비오비오 주도인 로스앙헬레스 경찰은 성적학대, 강간, 임신중절 강요 등 혐의로 법원의 구금 명령을 받은 아라우카니아주 레나이코 시의 후안 카를로스 레이나오 시장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곤살레스 마르티네스 검사는 주 검찰청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레이나오 시장은 2006∼2020년 사이 전국 여러 곳에서 5명의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2012년 12월부터 인구 1만여명의 레나이코 시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레이나오 시장은 미성년자와 부하 직원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들의 경우 피해 당시 학생이었는데, 레이나오 시장이 장학금 제공을 미끼로 그들에게 접근했다고 현지 일간지인 라테르세라와 엘메르쿠리오는 검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레이나오 시장은 지난 3일 법원의 예방적 구금 여부 결정을 위한 심리에 원격으로 출석했다. 이는 그의 요청에 따라 법원에서 허가한 조처다.
당시 재판부는 레이나오 시장의 구금을 결정했고, "2시간 이내에 교도소로 자진해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레이나오 시장은 이날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간 시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데 쓰이던 소셜미디어 계정도 삭제됐다.
검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관련 사실을 통지하는 한편 경찰과 함께 레이나오 시장의 동선 확보에 나섰지만, 일주일 가까이 소재 확인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법원의 안일한 판단이 성범죄 혐의자를 풀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취지의 비판이 일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정치인 편의만 봐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고 비오비오칠레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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