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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LG 도전사…29년 만에 우승 움켜쥐다

1990·1994 우승으로 신흥 명문 구단으로

2002년 끝으로 암흑기…감독 바꾸며 '혹평'

21년 만에 KS 진출해 29년 만에 감격 우승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kt 알포드를 삼진으로 아웃시킨 LG 함덕주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을 자부하는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마침내 우승을 쟁취했다.

13일 LG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3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wiz를 6-2로 제압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4년 이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이다.

한국시리즈는 30년 가까이 LG를 외면했다. 특히 LG는 1994년 8대 사령탑인 이광환 전 감독이 구단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이후 감독을 자주 갈아치웠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결국 우승을 하지 못하면 LG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놔야했다. ‘독이 든 성배’라는 꼬리표도 생겼다.



명문 구단으로 입지를 넓혀가던 1990년대에는 LG의 이런 행보를 '유난스러운' 정도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존재했지만, 암흑기에 빠진 2000년대 이후에는 구단의 팀 색깔을 지우고 장점을 없애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 1996년 이후 LG를 이끈 사령탑은 12명에 달한다. 이광은, 이순철, 박종훈 전 감독은 계약 기간 중 팀을 떠나기도 했다. 구단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2002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인도한 김성근 전 감독은 쫓겨났다.

LG가 우승을 노려볼 만한 도전자로 위상이 올라선 것은 2019년 차명석 단장의 부임과 궤를 같이한다. LG 투수 출신이자 투수 코치로 25년 이상 쌍둥이와 인연을 맺은 차 단장은 선수와 구단, 코치진의 사정을 꿰뚫어봤다. 선수 스카우트, 육성, 1군 성적도 훈풍이 불었다.

이에 LG는 2019년 이래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지만, LG는 매번 우승을 손에 넣지 못했다. 큰 경기 경험이 적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오른 2022년에도 한국시리즈 진출을 코앞에 두고 주저앉았다. 재계약이 유력했던 류지현 전 감독은 결국 지휘봉을 염경엽 감독에게 넘겼다.

염 감독은 투타의 전력을 튼실히 채웠다. 정우영, 고우석에게 의존하던 필승 계투조에 백승현, 유영찬, 김진성, 함덕주라는 새로운 얼굴이 가세했다. 발 빠른 신민재는 일취월장한 타격 센스로 LG의 주전 2루수로 도약했으며 미국 텍사스주에서 온 오스틴은 홈런 3위(23개), 타점 3위(95개)에 오르며 LG 외국인 타자 흑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염 감독의 철저한 준비, 선수들의 잠재력 폭발이 어우러져 LG는 정규리그 4위로 밑에서부터 올라온 2002년에 이어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체력 고갈로 고전했던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한국시리즈 직행팀의 체력 우위와 1등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드디어 챔피언의 영광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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