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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APEC 대비 '노숙자·마약 중독자 흔적 정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개막한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 주변에 철제 울타리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고, 노숙자 야영지가 철거됐다고 미 CBS 방송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차단되면서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외출하는 것이 부담되고 있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 인근 노인주택 단지에 사는 알렉산드라 엘비르는 "도로에 차단막이 설치되는 바람에 돌아다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하는 그는 "당분간 외출을 못 할 것 같다"며 "그래서 생필품을 미리 사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장 주변 도로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m 높이의 철제 울타리가 설치됐다. 또 인근 도로에는 차단막이 설치되고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1개 회원국 정상 대부분이 모이는 15∼17일에는 회담장 인근 일대가 전면 통제돼 통행이 더욱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노인이 병원 예약을 재조정하는 등 코로나19 기간 때 겪은 봉쇄처럼 돌아오는 한 주에 대비하고 있다고 CBS 방송은 분위기를 전했다.

모스코니센터 웨스트 건물 맞은편 노인시설에 거주하는 칼빈 페니웰은 "이렇게 (도로가) 폐쇄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전면 통제가 되기 전에 살 것은 사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미리 세탁소도 가고 쇼핑도 해둬서 그나마 앞으로 한 주 동안은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 가게들도 정상회의 기간 도로 통제로 문을 닫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복합 문화공간 예르바 부에나 가든에 있는 한 피자 가게는 거리 폐쇄 계획으로 15∼17일 문을 닫기로 했고, 유명 필리핀 레스토랑도 15∼16일 이틀간 가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 피자 가게 매니저 오라치오 에스퀴벨은 "우리 가게는 배달 고객이 절반에 달하는데 주차를 하지 못해서 배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 노숙인 텐트가 설치돼있다. 사진=AP·연합뉴스


또 샌프란시스코는 회의 주변 지역의 노숙자 야영지를 정리하고 통제 인력을 확충하는 등 APEC을 계기로 도시의 변신을 꾀했다.

회의 장소에서 1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골목은 노숙인 텐트가 모여있고 펜타닐 거래와 투약이 빈번하게 이뤄지던 악명 높은 장소였으나, 회의를 앞두고 이곳에 있던 대부분의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가 '순식간에' 사라진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만 이런 시도들이 ‘보여주기용’ 치장이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현지 노숙인 연합회 관계자는 경찰이 아픈 노숙자, 더 오래 대기해온 노숙자보다 회의 장소 근처에 있는 노숙자에게 먼저 쉼터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숙인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보다는 이들의 존재를 감추려고만 하는 보여주기식 청소 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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