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졸음운전으로 20대 행인을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10대가 항소심 재판에서 “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형사부는 이날 오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17)군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심리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A군 측 변호인은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1심 선고 형이 가벼워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 1심에서 구형한 대로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며 A군에게 1심과 같은 징역 장기 7년과 단기 5년을 구형했다.
A군 측 변호인은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달라”며 “나이가 어린 점을 생각하면 계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군 역시 재판부에 “반성하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A군은 지난 1월 3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앞 교차로에서 운전면허 없이 차를 몰다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위반, 신호 위반 등을 저질러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미성년자이던 A군은 친구 C(17)군이 아버지로부터 훔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차량 공유 플랫폼에서 차량을 대여했다.
1심 재판에서 검찰은 “과거 무면허 운전 이력이 반복적으로 있으며 이 사건은 12대 중과실 중 5개에 해당하고 무면허 운전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에 이르렀다”며 A군에게 징역 장기 7년과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차량을 제공한 C군에게는 징역 장기 2년과 단기 1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A군은 면허 취득하지 않은 미성년자이며 호기심으로 반복해 무면허 운전했고 이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았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징역 장기 3년과 단기 2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겨울날 횡당보도에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20대 청년의 목숨값으로 최대 3년을 책정한 셈이다.
재판부는 다음달 7일 오전 11시 A군에 대한 선고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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