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약 두 달 앞두고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이 15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정당이 후보를 단일화하면 현재 여론조사 1위인 집권 민진당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과 격차를 좁히는 건 물론 승패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아, 선거 판세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만 중앙통신사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날 대만 국민당·민중당이 내년 총통 선거에서 후보를 단일화하는데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와 커원저 민중당 후보, 국민당의 주리룬 주석과 마잉주 전 총통은 이날 약 2시간 동안 담판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으며, 선거에서 당선되면 연정을 꾸리기로 했다. 누가 단일후보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두 정당은 통계 전문가를 선임, 7~17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와 내부조사 결과를 평가·분석해 최종후보를 결정한다. 평가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두 당은 18일 결과를 발표한다.
내년 대만 총통선거는 그 결과가 양안 관계는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지정학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안팎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TVBS방송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라이 후보가 지지율 33%로 커 후보(24%), 허우 후보(22%)를 앞서고 있다. 다만 SCMP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 단일 후보가 뽑히면 라이 후보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마 전 총통은 이날 단일화 합의 후 “양측이 협력에 합의하면서 대만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며 “향후 선거와 다른 측면에서 양당 간 상호 지원이 가능해져 대만 양당 모두에 매우 기억에 남는 날이 됐다”고 덧붙였다. 커 후보는 이번 합의가 역사적 순간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누가 총통 후보, 누가 부총통 후보가 되든 우리는 중화민국의 안정과 평화 보장을 위해 손에 손을 잡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