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사 부족해 노선 폐지”…인력 확보 팔 걷어붙인 日 버스회사들

SNS·랩핑 광고로 대대적 버스회사 홍보

벳푸시 “전입 후 기사 취직시 400만엔”

일본의 한 버스회사가 운전기사 채용을 위해 시작한 버스 랩핑 광고. /히메버스 사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은 일본 전역의 고민거리다. 사무직보다 생산·기술직에서 일손이 달리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업계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업종이 있다. 바로 대중교통 분야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오는 2025년, 베이비부머 세대인 '단카이(団塊)' 세대 전원이 만 75세 이상(후기 고령자)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7년부터 1949년 사이 태어난 단카이 세대는 약 800만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20%나 차지한다. 이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사회 전반에서 노동력이 부족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버스 운전처럼 숙련 인력을 필요로 하는 영역은 인력 부족이 더욱 심한 편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중교통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16일 47뉴스 등에 따르면 운전기사 부족에 시달리는 전국의 버스회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대적인 채용 광고를 시작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버스기사 등 대중교통에 종사하는 이를 대상으로 잔업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버스 회사들로서는 다급할 수밖에 없다.

효고현 히메지시의 버스회사 히메버스사(社)는 '위 러브(WE LOVE) 카미히메 버스', '카미히메 버스의 영웅들' 등 문구를 담은 광고 포스터를 버스 차체에 랩핑했다. 다만 랩핑 광고에는 '기사를 모집한다'는 직접적인 문구가 없다. 히메버스 인사부 관계자는 "우선 버스기사라는 직업에 흥미를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색적인 광고 포스터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미지투데이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기사는 1200명 정도로 필요 정원보다 50명 정도 부족한 상태다. 현재는 소속 기사들에게 휴일 근무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근무표를 짜고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부족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승객이 줄고 경영 상태도 나빠지면서 신규 채용을 2년간 중단하는 바람에 인력 부족이 더욱 심해진 상태다.

운전기사의 고령화도 문제로 꼽힌다. 이 회사의 기사 가운데 40%는 50대, 20대는 3%에 불과하다. 고되고 힘든 직업이라는 인상이 강해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카미히메 버스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봄 연간 기준 급여를 1개월분 인상했다. 근무형태도 다양화 하면서 평일만 출근하거나 특정 구간만 운전하는 인력을 따로 채용하기도 했다.



요코하마시의 케이큐버스는 내년부터 인력 부족이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올해 7월부터 기사모집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명칭은 '좋은 일터 프로젝트'로, 같은 그룹 계열사인 케이큐 전차 1량 전체를 빌려 광고를 게재하는 방법으로 신규 인원 충원에 나섰다. 광고 포스터는 '월급, 좀 더 오르지 않나요?'라고 묻는 사원에게 사장이 답하는 내용을 담았다. 포스터에는 '이대로는 위험하다'라며 인력 부족을 한탄하는 장면이 담겨있어 주목을 받았다.

오이타현 벳부시에서 노선운행 중인 버스/ /벳부시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버스협회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전국 버스회사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3년도 기준 약 12만1000명의 운전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근무 중인 인력은 1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1만명 가까이 부족한 셈이다. 협회는 이대로 운전기사의 고령화가 이어진다면 2030년 9만3000여명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때문에 버스 노선이 줄어드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지자체도 나섰다. 대중교통 인프라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이타현 벳푸시는 청년이 벳푸시로 이주해 버스·택시 운전기사가 될 경우 최대 400만엔을 지급하는 제도를 지난 7월 신설했다. 이후 100건 이상의 문의가 잇따랐으며 실제 채용 면접이 진행된 사례도 있었다. 벳푸시가 이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내건배경은 단카이 세대 전원이 만 75세 이상 후기고령자가 되는 이른바 '2025년 문제'에 대한 고민이다. 벳푸시 정책기획과 담당자는 "버스 사업자가 한정된 인력 파이를 서로 뺏고 빼앗기는 가운데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업자에게만 맡기지 않고 지자체가 지원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