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5) 할머니가 위안부 강제 동원 부인 발언을 한 경희대 교수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자필 진술서를 작성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17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5일 최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에 대한 자필 진술서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보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진술서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취지의 최 교수 발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저를 포함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교수를 "교수 자격이 없는 자"라고 일컬으며 "강력한 처벌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이날 "이용수 할머니께서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최 교수의 발언 내용을 알게 되셨다"며 "경찰 쪽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씀드리자 '당연히 써야지'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가 진술서를 쓰면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라는 표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는 심정을 표현하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사무총장은 또 "정의연은 역사 부정이 학문의 이름을 빌려 대학 강의까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법적 처벌 이전에 대학 인사위원회 등에서 윤리적·사회적 기준에 따라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서양철학의 기초' 강의에서 "일본군 따라가서 매춘 행위를 한 사람들이 위안부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는 학교에 최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경희대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최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경희대의 징계 논의와 별개로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교수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잇달아 고소·고발하면서 최 교수의 발언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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