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17일 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이끌었던 김무성 전 대표를 원로로 초빙해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최근 ‘갈등설’이 불거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갖고 혁신위 활동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혁신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시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8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여권 원로로 회의에 참석한 김 전 대표는 회의에 앞서 “오래간만에 당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며 “당에 큰 위기가 왔는데, 당을 지지하는 많은 당원들과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국민들이 인요한 혁신위원장 체제에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결과를 잘 도출해서 당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제가 정치를 오래하면서 답은 있는데 그 답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던 과거의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왔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 대다수가 정치 경험이 없는데 아주 적절하게 어른을 모셨다”며 “의견도 중요하지만 방법론에 대해 많이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직전 인 위원장은 김 대표와 40분 가량 단독 면담을 진행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오늘 회동은 다시 한 번 혁신위 출범 당시와 그간의 활동 내용에 대한 취지와 활동 상황에 대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과거와 달리 성공적인 혁신위 모델을 만들어주고 활동한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한편, 앞으로도 혁신위가 가감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인 위원장은 당과 우리 정치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해 고통스러운 쓴 소리라도 혁신적인 안건을 당에 건의하기로 김 대표에게 약속했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면담에서 ‘중진 불출마·험지 출마, 용산의 의중’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얘긴 없었다”며 “혁신위의 활동을 비유하면 ‘펄쩍펄쩍 뛰는 숭어’의 모습이 연상되는데, 질문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고 당에 필요한 쓴 소리라도 과감하게 혁신적으로 얘기하겠다는 취지의 말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에서 혁신안건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 대한 일부 위원들의 불만 기류에 대해서는 “혁신위에서 주시는 의견들의 취지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고려해나갈 생각”이라면서도 “절차와 논의기구를 거쳐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 일부의 불만족스러운 생각들을 (김 대표에게) 전달드렸다”며 “혁신위 의결 안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당에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는 늬앙스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김 대표와 인 위원장 간의 향후 회동에 대해 “당의 입장을 너무 잘 이해하면 혁신위가 혁신적인 의견을 제안하는데 제한될 수 있기에 내부 논의를 해야겠지만, 아주 꽉 막힌 상황이 아니라면 자제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j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