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다승왕(4승)이자 정규 시즌 포인트(위믹스 포인트) 랭킹 1위 임진희(25)와 2위 이예원(20)이 차례로 무대 앞으로 나오자 선수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인 채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
17일 부산 기장의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진행된 위믹스 챔피언십(총상금 100만 위믹스) ‘매치업 오브 더 데이1’ 이벤트 결과 12개의 싱글 매치 대진이 완성됐다. 18·19일 이틀간 열리는 이 대회는 첫날 매치 플레이, 둘째 날 스트로크 플레이로 진행되는데 싱글 매치가 벌어지는 첫날은 위믹스 포인트 상하위 12명씩 A·B그룹 선수가 각각 1대1 대결을 펼친다.
포인트 랭킹이 높은 선수부터 티오프 시각과 상대를 직접 지목하게 해 눈길을 끌었다. 첫 주자인 임진희의 선택은 ‘언니’ 박결(27)이었다. 박결은 임진희가 다가오자 “오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지만 “예뻐서 골랐다”는 말을 듣자 금세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2위 이예원의 선택도 언니들을 벌벌 떨게 했다. 그는 “단순하게 선택하겠다”고 말하고는 한진선(26)을 뽑은 뒤 “언니랑 평소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마지막 대회인 만큼 재밌게 하겠다”면서 웃었다. 하지만 한진선은 “당황스럽다”며 장난스럽게 울상을 지었다.
겁 없는 동생들의 선택은 계속 이어졌다. 정윤지(23)는 “마다솜(24) 언니 나와요”라고 외쳐 시선을 모았다. 노승희(22)를 선택한 황유민(20)은 “‘코카콜라’로 뽑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황유민이 말한 코카콜라는 어린이들이 편을 가르거나 뭔가를 선택할 때 즐겨 부르는 노래다.
대부분 껄끄러운 상대를 피하려 한 반면 박현경(23)은 ‘괴물 장타자’ 방신실(19)을 지목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둘 다 ‘아빠 캐디’와 함께하고 있으니까 재밌을 것 같았다”며 “마지막인 만큼 ‘모 아니면 도’로 확실히 쳐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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