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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 인터뷰]"유목사회가 야만이자 中일부라는 관념 벗어나야"

[‘흉노 유목제국사’ 저자 정재훈 경상국립대 교수]

국내 연구자의 첫 흉노국가 통사

"亞 역사도 공존시점서 관찰 필요"

정재훈 경상국립대 교수가 자신의 유목 3부작 중 ‘흉노 유목제국사(오른쪽)’와 ‘돌궐 유목제국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문명과 대립하는 야만, 또는 중국의 일부이자 통일제국으로 가는 과도기로 유목 사회를 바라보는 기존 고정관념은 바뀌어야 해요. 유목 사회와 국가도 아시아 역사를 구성한 당당한 하나의 주체로 대우해야 합니다.”

‘흉노 유목제국사(사계절)’의 저자인 정재훈 경상국립대 사학과 교수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흉노 역사를 흉노 입장에서 정립하기 위해 중국측 사료와 발굴된 유적들을 기존과는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고 말했다.

책은 기원전 209년부터 기원후 216년까지 400여년간 흉노 제국의 역사를 풀었다. 국내 연구자의 첫 흉노국가 통사다. 흉노는 한 제국과 함께 고대 조선(고조선)의 동시대 국가로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정 교수는 “흉노는 유목민들이 세운 첫 국가로 이후 잇따라 들어선 유목 국가의 정통성 기준이 됐다”면서 “특히 이들은 초원의 유목민, 장성 주변의 목축민, 중원에서 이탈한 정주민, 오아시스 지역 주민 등 다양한 구성원을 포괄한 복합적 성격의 국가로서 정주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사학계에서는 중국 주변의 지역들도 ‘중국사’의 시각에서 인식해 왔다. 몽골 초원이나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티베트, 만주 등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한 것이다. 이는 한국사 관념에도 영향을 미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대통령에게 말했다는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라는 망언의 기본적 이유다.

정 교수는 “아시아 역사도 이제 공존의 시점에서 관찰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인으로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례로 중국이 주요하게 내세우는 ‘만리장성’의 역사적 가치도 줄어들게 된다. 그는 “장성은 중국의 영토 한계에 불과했다. 유목 세력이 강했을 때는 장성의 영향력도 사실상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하면서 아쉬운 점은 흉노가 스스로 남긴 기록이 없어 중국측 사서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몽골에서 유적이 일부 발굴되고 있지만 단편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자료의 부족과 중국 위주 시각 등이 유목사를 제대로 보는데 장애물”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경상국립대 교수가 ‘흉노’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그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경상국립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중앙아시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앞서 2005년 ‘위구르 유목제국사(744~840)’에 이어 2016년 ‘돌궐 유목제국사(552~745)’를 냈고 이번 책까지 유목제국 3부작을 완성했다. 다소 오래된 ‘위구르 유목제국사’는 개정판이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그는 “다음 작품은 거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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