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지는 날씨 속에 붕어빵, 호떡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거리에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현금만 받는 상인이 늘고 있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요즘 붕어빵, 호떡 노점상에서 계좌 이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 “요새 현금 없이 카드 쓰는 경우 많은데 현금만 받아 당황했다. 계좌 이체도 안된다니”라는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게시글에 또 다른 네티즌도 “원래는 계좌 이체가 됐는데 이젠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물어보니 입금 내역을 확인 못 하면 200원~300원만 보낸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만약 붕어빵이 2000원이라면 실제 계좌이체 하는 금액은 0을 하나 뺀 200원을 보내는 수법인 것. 이는 상인들이 장사를 하며 바쁠 때 일일이 입금 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같은 계좌 이체의 허점을 노린 사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0대 청소년들이 택시기사에 ‘택시비를 넣으려다 돈을 더 넣었으니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사기 행각을 벌인 사건이 전해졌다.
늦은 새벽 술에 취해 보이는 젊은 남성을 태운 택시 기사 A씨는 돈을 잘못 넣었다는 말에 속아 현금 130만 원을 건넸다. 이 남성은 택시비 4800원을 계좌로 이체하겠다고 했고 실수로 200만 원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A씨의 휴대전화에 뜬 입금 알림 문자에도 ‘2,000,000원’이란 글자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고.
돈을 돌려주기 위해 A씨는 근처 ATM 기기를 찾아 120만 원을 뽑고 수중에 있던 10만 원까지 보태 남성에게 줬다.
그런데 남성이 사라지고 나서야 남성이 보냈다던 ‘200만 원’은 사실 입금자명이었으며 실제 보낸 금액은 12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다른 택시 기사 B씨도 손님이 돈 1원을 입금하고 101만 원을 입금했다고 하며 1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범인은 10대 고등학생이었음이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들은 택시와 숙박업소 등에서 눈이 어두운 어르신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으며 두 달간 45명을 상대로 29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기 수법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